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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환기미술관, 라 카페 갤러리, 서울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본문
2017. 08. 10.
오늘 여행의 첫 목적지는 서울시립미술관이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전시하는 이번 전시에서
난 론 뮤엑의 작품들을 가까이서 보게 된다는 설레임을 안고 도착했다.
덕수궁으로 가던 도중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에셔의 전시물을 보게 되었다.
세상에... 에셔의 전시라니. 왜 나는 전혀 못보고 있었지??? 이 전시는 킵!
론 뮤엑의 작품들에 나오는 인물들은 위인이나 영웅, 연예인들이 아닌 우리 주위에 함께 지나갈법한 사람들이다.
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중이지만 그 표정들은 남의 주목에 무관심하며 스스로의 이야기에 집중한 눈빛, 표정을 보여준다.
[쇼핑하는 여인]
[침대에서]
[뫼비우스]
세계적인 SF만화의 거장이다. 그의 선묘에는 독특한 스타일이 있다.
정교한데 사실적이라기 보다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선의 느낌들. 생략과 공간의 미학이 느껴지는 작품들...
허영만 전시와 또다른 느낌의 선들....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의 작품들은 종이, 인디언 잉크, 수채. 끝이다.
나무사이로에 왔다.
나는 작년 이어 두번째.
유명한 카페이고 좋은 원두들을 사용함을 알고 있으나
인상적인지는 모르겠다.
아이스드립을 주문하고 받았다.
커피가 인상적인 맛을 내기 위해서는 멋진 생두, 멋진 로스팅, 멋진 드립... 그리고 그걸 멋지게 이해할 사람이 필요한데...
걸어서 북촌으로 가려고 경복궁을 지나게 되었다.
경복궁으로 들어가던 도중 국립고궁박물관을 지나다가...어... 보고싶어. 라고 들어갔다.
그런데 사진이 하나도 없네. 뭐지????
나는 북촌입구에서 수제모찌하나 사서 냠냠거리며 걸었어.
카페 공드리. 여기서 살짝 수제맥주를 마시고 싶어져서 들어갔지.
이 카페의 모티브가 되었을 미셸 공드리. 내가 좋아하는 이터널 선샤인의 감독.
백두산 헤페바이젠이라... 밀맥주라니 좋잖아.
그래서 별 고민없이 딱 주문
\
안주로 고르곤졸라 피자도
뭐야 나혼자 마시러 온 사람 맞아?
공드리에서 나왔다. 여러번 왔던 곳이니 더 올라가 걷고 싶은 생각은 없다.
종로로 내려간다. 그렇게 해가 슬슬 저물 무렵 익선동을 헤맨다.
비가 내린다.
만원을 주고 우산을 하나 구입해 써야만 했다.
이 골목들은 뭔가 정겹다. 엣스럽고 좋다.
여기저기 색다름을 눈에 담던 중 한 카페에 눈길이 머문다.
'아마츄어 작업실'
독특하다. 여기. 나 대학시절 골목의 아지트같은 편안함.
이 곳 카페에서 만든 블렌딩의 조합이 적혀있다.
작고 정겨운 로스팅룸.
이런 인테리어는 뭔가 한듯 안한듯 무질서와 조화가 뒤섞인.
비는 그쳤다. 이제 골목들을 자세히 보며 예약한 숙소로 돌아간다.
나의 젊은 시절에 그렇게 와보고 싶던 낙원상가. 하하하
여길 지나다니면 언젠가 신대철과 김도균은 만날 수 있으려나.
그렇게 1일의 여행을 마무리한다.
<<<<<<<<<<<<<< 2일째>>>>>>>>>>>>
11일이다. 일어났다. 오늘 나의 첫 목적지는 환기미술관이다.
우리나라 미술가들 중 몇 년 사이 경매 최고가를 갱신하는 추상미술가.
그의 사후 아내 김향안 여사에 의해 만들어진 환기 미술관.
난 이 곳을 여러번 지나가면서도 이 낡은 건물이 김환기 화백의 이름을 사용한 별것 아닌 건물인줄만 알았지.
진짜 환기미술관인줄 생각없이 지나다녔었어.
미술관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었다. 나는 착하게 잘 따라주는 사람이어라.
그래서 공식 이미지들을 대신 싣는다.
그가 뉴욕에서 활동하는 동안 그의 작품들이 절정을 맞이한다.
수없이 빼곡히 찍은 점과 선, 같은 톤으로 넓게 채워낸 캔버스.
다른 추상미술 작가들에게서 느끼지 못한 그만의 이미지들.
그리고 나는 나온다. 바로 위의 '라 카페 갤러리'를 향해.
이젠 서울 전시여행때마다 기본코스가 되곤 한다.
오늘은 일찍 갔더니 오픈까지 조금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래서 터덕터덕 걸었다.
저 윗쪽과 언덕을 돌면서 처음 가본다.
이쪽엔 이런 입구가 있던거구나.
빨강색 판넬도 예쁘고 글씨도, 의자의 연두색도 매혹적이야.
그렇게 한바퀴 돌아 자리에 앉았다.
여름엔 역시 오미지 민트 티.
박노해 라오스 사진전들.
그의 관심은 부유하고 낭만적인 사람들에게 있지 않다.
관심없고 버려지는 나라들과 그 속에서 굳건히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아닐까.
제일 인상적인 사진이었다.
'침묵의 시간'
"라오스 산맥에 붉은 노을이 물들 때
무슨 사연일까, 이 소녀의 묵연 默然.
홀로 선 작은 몸에 고요한 침묵이 스며드는 시간.
침범할 수 없는 고독과 내면의 느낌이 걸어오는 시간.
홀로 고독하지 않으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갈 수 없다.
고독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것이고
고독하기에 우리 서로 눈물 같은 별들인 것이니. "
그의 사진들과 그가 남긴 글들은 나같은 민간인에게는 신의 수준이다.
사진의 미학, 대상과의 공간, 이야기를 나타내는 구성... 모든게 완벽해.
이제 서울미술관으로 간다.
역시 이 곳에 오면 꼭 들리는 코스이다.
[카페 소사이어티]
굉장히 내가 좋아할듯한 주제가 아니겠는가.
스노우캣
아래는 강소선 작가의 허그시리즈
솔채 '길을 잃다'
지희 킴
요이한 Feet in the sand
요이한 Silent Evening
요이한 The Dreamers
이 작품은 자연스럽게 스티브 맥커리의 '아프가니스탄 소녀'가 떠올랐다.
패러디라고 봐야할까. 또는 무슨 의미를 가진걸까.
다니엘 데 로스 무로스. 그의 반려변 부르마와 함께 찍은 사진들 중
스티브 맥커리 '아프가니스탄 소녀'
변웅필
네스카페 X Talk To
홍성준 Untitled (What do you like)
네스카페 X People in coffee moment
이들의 작품들은 사진 위 흰 선들이 만드는 조합이 매력있어보여. 우웅~
네스카페 X City in the forest
인스타그램 전용구역이구나 싶다.
아하하 젊은이들이여 인스타를 열어라!
여러 카페들을 소개한 글들을 보게 되었다.
그 중에 인상적이다 싶은 곳 몇 군데를 남긴다.
그 다음 전시 '오치균은 묻지 않고 다만 그린다.'
오치균 산타페 교외
위에서 아래 카페소사이어티를 내려다본다.
어어 인스타 영역이여.
그리고 '사임당, 그녀의 화원'전
나는 드라마가 만들어진다 했을때 무척 기대했다.
그녀의 그림이 잘 드러나며 역사적 이야기를 잘 재구성한 드라마이길 원했는데
드라마가 과거와 현실을 오가는 판타지임을 알고
하나도!!!! 보지 않았다. 젠장.
아래도 공식 이미지
조선시대 여자가 학식과 그림실력이 뛰어난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었던 시절.
그녀가 편견들을 딛고 그려낸 여러 그림들.
초충도에서 그려진 것들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까지 듣자니 그림속 이야기들이 하나 둘 이해되었다.
드라마의 주인공 이영애가 그려짐.
로버트 인디애나 One through zero - Partial
휴우... 한참을 보던 전시에서 이제 나와 현대미술관으로 향한다.
버스를 타고 북촌 입구 즈음에 내렸다.
하늘은 쨍하구나.
인근에서 찾아보다 삼청동 배꼽시계로 결정했다.
그리고 여기의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아... 평생 손꼽을만큼 맛있고 칼칼한 김치찌개였다.
너무 좋았어....
다시 찾아오고 싶은 맛이다.
커피를 마시러 커피방앗간을 간다.
바리스타 아저씨가 날보고 외국인 손님인줄 알았는지 영어로. 하하하
내는~! 한국인이라꼬요~!!!
실내. 이런 곳이었다. 한옥의 느낌이 물씬한 곳.
사방에 그림이 그려져있었는데 이 개성있는 그림들도 여기 사장님 솜씨인듯
더워서~ 커피빙수를 시켰다.
핸드드립도 주문해본다. ㅎㅎ
재미있는 초상화를 부탁했다. 천원.
사장님께서 밖에 딱 자리잡으시고는 나더러 모자 벗으라신다.
"벗으라면 벗겠어요"
와~ 슥슥 후루룩~ 그리고 먹을 찍은 붓으로 머리카락을 슥슥
이렇게 멋진 그림이!!!! 완전 마음에 들었어.
현대미술관을 향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기 때문에 가치있는 곳이지만
천경자의 미인도 논란때문에 뭔가 내겐 퇴색된 기분이다.
제대로 보러가기는 처음인 이 곳.
완전 풍요로움이었다.
완전!!!!!!!!!!!!!!!!!!!!!!
빅미나 작가의 드로잉
최수앙 작가의 극사실주의...
최수앙 '히어로'
아 그 의미를 생각한다면... 숙연해졌다.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바르토메우 마리와의 대화ㅣ
넘치고 넘치는 많은 작품들을 보고나니 이렇게 행복하기 있나 싶다.
게다가 하늘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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