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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의 냅스키 대로에서 해가 진다. 본문
내게 운명같았던 장소.
이 곳을, 이 시간에 따로 걷게 된 일은 평생 잊을 수 없다.
이 대로에 들어왔던 때는 아직 어두워지기 전이었다.
토요일 저녁 식사를 예약한 장소로 찾아가던 도중, 도로를 가득 채운 사람들의 사이사이에서 연주가 들리고 노랫소리가 나온다.
마음같아서는 저녁식사 대신 저 앞에 앉아서 종일 듣고 싶었는데...
바삐 걸으며 사람들의 그림도 보고...
이 공연이 가장 많은 관객이 모여든 팀이었다.
사운드도 좋고, 러시아 음악이 아닌 팝을 연주하고 있었어.
두 명의 연주. 낯선 곡이었지만... 여기마저 지나치면 공연은 끝인 것 같아 멈춰섰다.
바로 뒤에서는 중년포스의 아저씨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느낌이 러시아 전통가요다웠다.
리드미컬한 공연을 듣던 어느 커플이 공연을 함께 감상하며 입을 맞춘다.
내 마음도 설레게.
음악을 함께 좋아하고 감동해하는 커플이야말로 얼마나 멋진가.
롤러스케이트를 탄 여성들의 공연도 있었다. 해가 많이 기울어서 빛깔이 무척 예쁘다고 느꼈다.
인파를 헤치고 대로를 향했다.
그리고
놀라운 빛깔을 만나게 되었다.
.
.
.
대로를 끼고 있는 건물들이 뿜고 있는 오렌지빛 조명과... 짙푸르게 어두워지는 하늘과 구름의 조화는 강렬한 보색대비를 일으켜
감탄을 자아낸다. 선명하다. 모든 빛깔들이.
식당을 향해 골목으로 들어섰다.
여전히 모든 빛깔들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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